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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의 전립선비대증 수술은 어떻게 할까?

"부정맥 때문에 피를 묽게 하는 약(항응고제·항혈전제)을 먹고 있는데, 그러면 수술은 못 하는 거죠?"

 

전립선비대증으로 소변보기가 어려워진 환자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이다. 항응고제는 혈액이 굳는 것을 억제하므로, 수술 중이나 수술 후 지혈이 잘 안돼서 출혈량이 늘어나거나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

 

실제로 항응고제와 같은 약을 중단할 수 없어 수술을 포기하고, 소변줄을 찬 채 여러 달을 지내다 진료실을 찾는 경우도 있다. 아들과 함께 온 한 환자 역시 첫 질문이 수술이 잘될지가 아니라, 항응고제를 먹으면서도 수술을 받을 수 있는지였다. 하지만 약을 끊지 못한다는 사실이 수술을 포기해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피를 묽게 하는 약인 항혈전제는 심장이나 혈관 문제로 처방되는 경우가 많다.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심방세동)이 있거나, 인공 판막(인공심장판막)을 넣었거나, 좁아진 심장 혈관에 그물망 형태의 기구(스텐트)를 넣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런 약을 환자가 임의로 중단하면 혈관을 막는 혈전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특히 심장 혈관에 스텐트를 넣은 뒤 일정 기간은 약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소변 문제까지 겹치면 결정이 어려워진다. 수술을 받자니 약을 중단해야 하는지가 걸리고, 미루자니 소변 불편을 계속 안고 살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오랫동안 통용된 방법은 최대한 조직을 덜 건드리는 쪽이었다. 비대해진 조직을 직접 잘라내기보다 밀어 넓히거나 부피만 줄이는 최소 침습 시술이 출혈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개정된 유럽비뇨의학회(EAU)와 미국비뇨의학회(AUA) 진료 지침 모두 출혈 경향이 있거나 항혈전제를 끊기 어려운 환자에게 레이저로 비대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인 홀렙을 권고하고 있다. 조직을 가장 많이 떼어내는 방법이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권고되는 이유가 뭘까.

 

▲ 2026년 개정된 유럽비뇨의학회(EAU), 항응고제 또는 항혈소판제 치료 중인 환자에게 레이저 수술을 시행할 것을 고려하도록 권고

 

전립선 안쪽을 조금씩 깎아내는 방식(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은 조직 사이를 지나는 혈관을 여러 지점에서 함께 자르게 된다. 작은 출혈점이 흩어져 생기다 보니 하나씩 찾아 막기가 쉽지 않다. 반면 홀뮴 레이저로 비대 조직을 바깥 껍질에서부터 통째로 벗겨내는 수술(홀렙)은 조직과 껍질(전립선 피막) 사이의 경계면을 따라 들어간다. 이 경계면이 정확히 갈라지면 혈관이 눈에 드러나기 때문에, 그 지점만 지혈하고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수술 중 시야가 유지되고, 수술 뒤 소변에 섞이는 피도 비교적 빨리 맑아지는 편이다.

 

남은 문제는 어떤 마취를 할 것인가다. 하반신 마취는 등에 바늘을 넣어 약을 넣기 때문에, 피가 잘 멎지 않는 상태라면 그 경로에 출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약을 중단하기 어려운 환자에게 전신마취를 선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떤 마취가 적절한지는 심장과 폐 기능, 복용 중인 약의 종류를 함께 살핀 뒤 마취과 의료진과 상의해 정한다. 수술 방법과 마취 방법을 따로 떼어 결정할 수 없는 이유다.

 

다만 같은 수술이라도 결과가 늘 같지는 않다. 비대 조직을 정확히 찾지 못하면 출혈이 생길 수 있고, 술기에 따라 경과가 달라진다. 전립선이 일반적인 범위를 크게 넘어설 만큼 자란 경우에는 떼어낼 조직이 많아 부담이 한층 커진다. 약을 끊기 어려운 환자일수록 술기가 더욱더 중요해진다.

 

비뇨의학과 진료실에서 확인할 것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복용 중인 약을 중단할지 유지할지를 두고 심장 관련 진료과와 상의가 이뤄졌는지, 전립선 크기와 소변 기능(배뇨 기능)에 맞는 수술 방법을 함께 검토했는지, 마취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설명을 들었는지다. 소변 불편을 오래 겪고 있다면, 수술이 어렵다고 미리 단정하기보다 병원을 방문해 현재 상태에서 어떤 치료가 가능한지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